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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닉 나이트 사진전 - 거침없이 아름답게
    생활속 여러가지/문화 리뷰 2017. 3. 5. 21:08


    “I must trust myself, and I must believe in what I do. It may be an arrogant belief, but I can’t look to anyone else to show me the way. I think nobody should play their life by other people’s rules.”

    “나는 나 자신과 내가 하는 일을 믿어야만 한다. 그것은 오만한 믿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내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 누구도 다른 이들이 만든 잣대에 자신의 삶을 맞춰 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 한다.”

    - Nick Knight -


    난 그림보다는 사진이 더 좋다.

    한 때 카메라를 들고 제멋대로 찍던 자유로움이 좋아서-

    내가 의미를 부여하고, 아껴주는 이들이 해석을 덧붙여 예술이 되니까-


    닉 나이트의 사진은. 확실히 제멋대로였다.


    어느 겨울 오후, 대림미술관


    대림미술관은 상업적인 전시를 많이 한다고 한다.

    패션 사진이 예술로 승화되면서 여러 브랜드가 힘을 얻기 때문일까.

    예술이 또 상업적이면 어떤가 싶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작품 관람 시작




    스킨헤드

    스킨헤드전, 닉 나이트의 가장 초기 작품이다. 

    닉나이트 본인도 스킨헤드였다고 한다. 스킨헤드로 자서전 같은-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1960년대 불안정한 미국, 패거리를 져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청년들이다.

    늘어진 티 쪼가리에 청바지를 입은- 거리를 활보하는 쎈캐!


    쎈캐에 대한 동경이었을까? 

    사람이 만들어내는 아우라로 허름한 패션을 승화시키는 데에 감동을 받았으려나?


     


    거울 보면서 이런 짓 많이 하지 않나?

    터진 입술을 뜯으면서- 뭔가 지쳐보이는 나를 마주하는 순간이 있다.

    거침에 대한 잠깐의 동경. 회한. 체념.



    아빠에게 물려받은 듯한 큰 외투를 입고 아빠 구두를 신은 아이

    세상 불만 가득해보인다. 약간은 아파도 보이는데- 



    표정들이 우악스럽다.  마치 연봉동결 당한 내 심정이랄까-_-..



    마치 재건축 현장에 앉아있는 듯한 스킨헤드 아저씨.

    스킨헤드가 모두 격정적이고 분노에 차있지만은 않다고 보여주는 사진



    연예인 프레임 촬영


    명암을 극명히 대비시켜, 사람의 형태 그대로를 더 강조했다.

    특히 얼굴에 진 그늘은 표정의 무게감을 더한다.


    스칼렛 요한슨


    아육대 양궁에서 쯔위가 활시위를 놓을 때, 저렇게 머리가 파르르 흩날렸다. 그 찰나의 순간으로 월드클래스 짤과 팬을 양성했는데- 그것처럼 스칼렛 요한슨이 자유롭게 춤추는 찰나의 모습을 담았다.



    케이트 모스


    케이트 모스는 뭔가 마약한 것 같은 표정이 포인트인데-

    이번 사진은 뭔가 오리엔탈리즘적인 매력이 물씬 난다.

    군무를 출것만 같은 일본 무용수 같은 느낌이랄까? 



    에린 오 코너


    그늘에 쌓여 구부린 어깨와 가슴에 대비해, 볼록 나온 배가 유난히 하얗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 찾아봤던 그녀는 역시 하이 브랜드 탑모델이었다.

    - http://cy.cyworld.com/home/50392436/post/4F286D2FA415A1CB854E8401



    다니엘 데이 루이스


    부푼 옷과 조인 허리, 맞잡은 손 모두가 데칼코마니처럼 보이는데

    얼굴은 흑백 반반을 나누어 가졌고, 그중 눈이 번쩍인다. 자신감이 엿보인다.

    나이가 들면서 더 멋있어지는 연기자, 다니엘 데이 루이스


    패션 아이템으로-


    1980년대는 패션화보가 모델의 섹시함을 드러내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닉 나이트는 이에 반해 '옷'이 돋보일 수 있는 사진을 기획했다.




    위에 치우친 오브제-

    흘러내릴 듯한 선으로 부드러움을 강조한 흰 외투

    표정, 손발짓은 균형을 맞춘 것 같은 느낌이 대비된다.



    쉬폰 스커트, 구겼을 때 더 예쁜 소재

    마치 수채화를 그릴 때 물을 더 떨어뜨려 불투명한 투명함을 만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의외로 뒤에서 빛을 쏘아- 형태를 더 강조했다.



    편견에 맞서-

    하이클래스 브랜드와 함께-

    편견에 맞서고자 ​기획했던 사진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각 사진을 볼 때마다 현실 속의 장애나 문화적인 편견이 떠올랐다. 편견 또한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걸까? 아니면... 편견을 소재로 현실을 환기시키고 싶었던걸까? 




    오디아이 / 뾰루퉁하게 앙다문 입 / 의도적인 볼터치와 머리장식 / 옷핀으로 크로스해 놓은 이마


    Fashion should be a form of escapism, and not a form of imprisonment

    패션은 구속의 형태가 아닌, 현실 도피의 형태여야 한다.

    - 알렉산더 맥퀸



    목에 링을 길게 끼울수록 미인이라는 여느 미얀마 원주민

    선홍색 젖꼭지와 마른 몸, 앞으로 툭 튀어나온 턱과 입

    리니지 게임에 나오는 여전사가 딱 이럴 것만 같다.


    알렉산더 맥퀸



    붉은 보석이 나병환자의 상처와 같아 보인다. 입을 벌리면 귀가 멀것 같은 오싹함이 든다. 팔은 옷과 같이 몸체에 꿰매진 게- 인공 인간의 실패작 같은 느낌이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사막 한가운데서 홀로 뱀과 함께하는 여자.

    그녀의 피부도 뱀 비늘처럼 서늘할 것만 같다. 


    단아한 장례식 복장 같은데- 어째 배드민턴 셔틀콕이다.



    상하이의 빨강과 금색 / 치파오

    동그란 문이 난 사합 정원 안에서 의자에 앉아 무료해하는 중국 귀부인 같다.

    그 와중에 몸의 선이 너무 예쁘다.



    이 사진전에서 마음에 들었던 사진 또 하나.


    층진 검은 머리칼과 옆으로 돌아서 앉은 자세가 계속 쳐다보게끔 했다.

    옷 또한 튜닉의 자수처럼 귀엽고 나풀거리는 치마와 어깨선이 너무 예뻤던 옷도 그렇고- 




    옷도 머리도 배경도 뭉그러트렸는데, 얼굴만은 정면을 향한다.

    눈썹 코, 입, 이마 모두에 짖궂게 물감을 쳐발랐는데, 표정은 미동도 없다. 


    역동적인 프레임


    검은 형체의 사람들이 온 몸에 난장판으로 빨간 물감을 뿌련댄다. 빨간게 피같기도 하고- 전쟁의 한 모습 같기도 하다.



    점차 몸의 형태가 기형으로 변한다.

    사냥감을 위해 활을 비스듬히 놓고 하늘에 기도올리는 여전사 같다.



    코쟁이 여장 남자가 우스꽝스러운 치마를 입고 오르간을 마구 부셔댄다. 

    누가 당신을 어릿광대로 만들었나? 




    재밌었던 사진만 발췌하여 그 순간 느낀 감정, 생각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 

    친구, 연인, 가족과 사진을 두고 이러저러한 말을 나눠보는 것도 좋을거여요.


    이상 대림미술관 닉나이트 미술전이었습니다.

    2017.03.26. 일요일까지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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