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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 방문일기생활속 여러가지/문화 리뷰 2017. 2. 11. 10:40
2017년 2월 4일 봉하마을을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신 지 7년만에 이 곳을 찾았습니다. 봉하마을은 노무현 대통령의 신념이 구체화된 마을이며, 온 국민에게 기념비적인 장소입니다. 시국이 어지러운 이 2016, 2017년에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마음 깊이 새길 수 있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 방문 후기입니다.
걸음걸음마다 차분한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꼭 가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추모의 꽃, 국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무덤에 놓을 수 있는 국화입니다.
국화의 꽃말은 청순, 정조, 평화, 절개, 고결이며, 특히 백색의 국화는 성실, 진실, 감사 라는 뜻이 있습니다. 한평생을 오롯이 진실만을 위해 살아가셨던 대통령의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감사합니다.
생전 노 대통령은 자전거를 타고 봉하마을을 돌았다고 합니다. 고즈넉한 마을길에서 밀짚모자를 쓰고 점퍼를 입은 대통령이 마을을 돌며 사람들에게 인사하던 풍경을 떠올려 봅니다. 생전의 여러 영상을 보면 아이를 뒤에 앉히고 도는 모습,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의 일을 하면서 땀흘리는 모습, 마을 사람들과 함께 스스럼 없이 노래 한곡 뽑는 모습 등이 매우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대통령이기 이전에 그는 친근한 사람이었구나를 느낄 수있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
노대통령에게 그의 뿌리, 봉하마을은 매우 소중합니다. 그의 어린 시절 올랐던 봉화산과 저 넘어 낙동강을 보며 더 큰 세상의 꿈을 꾸었던 사자바위, 당시 지식인의 치열한 고민을 대변하는 도스토프예키를 읽으며 키웠던 연애 등...
굳은 신념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 나 자신의 뿌리를 먼저 사랑해야 한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노 전대통령의 생가입니다.
단칸방에 호롱불 아래 책을 읽으며 가슴 벅차했을 어린 아이를 생각해봅니다.
마을 깊숙이 들어가면, 고 노 대통령을 모신 고인돌 분이 있습니다. 아래에는 국민들의 진심이 새겨진 기념 타일이 박혀있습니다. 꺼지지 않는 향은 아른아른히 엄숙함을 더합니다. 이 때만큼은 아이들도 조용히 걸었고, 아이의 엄마는 아이 손을 꼭 잡아쥡니다. 그 중에도 희망의 노랑 바람개비는 돌아갑니다.
마음속으로 기도를 한 뒤, 국화를 놓았습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 자리에 서 저 문장을 되새겨봅니다. 시민, 국가, 민주주의 그리고 "인간다움"을 눌러담았습니다.
부엉이 바위
아이들이 조그만 발로 노랑풍선을 가지고 걷습니다. 모든 세대가 아픔을 극복하고 노 대통령을 떠올릴 그 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부엉이 바위에서 내려다 본 봉하마을입니다.
노대통령이 자살인지, 타살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다만, 역사가 기억할 따름입니다. 노대통령은 매일 봉화산을 올랐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바위에 올라 뒷짐지고 한참을 내려보았다고 합니다. 얼굴에 띈 주름, 담담한 미소, 바위 언저리의 바람. 회한이 굽이치는 곳에서 마음을 다스렸을까요?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부엉이 바위에서 회한을 곱씹었을 대통령을 떠올려 봅니다.
사람 사는 세상
낮은 곳으로 임하라. 아이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무릎을 굽혔던 모습이 따뜻합니다. 치열하게 살면서도 사람과 웃음을 잃지 않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아직 그를 정치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는 진실된 사람이었습니다.
노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했을 시절, 유세하던 시절, 호통치던 변호사의 시절, 하지만 약자나 아이에게는 호탕한 웃음을 보였던 시절,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집행하던 시절, 그리고 임기 후 봉하마을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던 시절. 각 시절의 보도사진/영상과 물품들이 있습니다.
기념관 안에는 영상실 또한 있습니다.
노 대통령의 두번의 대통령선거 유세 영상을 보면서 실패를 거듭했던 정치인. 패배를 인정할 줄 알았던 정치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의견을 나누는 공동체 공간을 형성하고,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노사모를 형성하고, 더 좋은 방향을 위해 이보 전진 일보 후퇴하는 역사를 보면서- 노 대통령이 단순히 개인으로서 아니라 국민의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이유를 엿볼 수도 있었습니다.
노 대통령과 동향인들이 고집스럽게 일구어낸 유기농 농작물, 가공품을 파는 봉하장날 입니다. FTA로 단순히 산업의 이익을 탐내기보다, 더 나아가 근본적으로 국민의 먹거리를 걱정했던 그의 뚝심이 보였습니다.
FTA 로 인해 수출 피해를 보고, 외교적인 압박이 들어온다고 불평했던 사람들이 노 대통령의 생각을 이해하고, 단결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노 대통령이 물러나고 신자유주의가 득세할 때 FTA 협상을 실익으로만 평가했던 저의 학생시절 생각에 부끄러워졌습니다.
정치란 가치관이고 신념으로 행하는 것임을 보여준 노대통령.
저는 아직도 좌파 우파의 의미를 모르겠고, 그들의 싸움이 어떤 가치관이 부딪혀 충돌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노대통령의 진심은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마을을 나서며 남매가 노랑 바람개비를 돌리며 웃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 웃음을 지켜주기 위해- 사람다움을 위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했습니다. 저 또한 그 역할을 해내야겠죠.
다른 분들에게도 꼭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돌아가면 노무현 대통령 자서전, '운명이다'을 일독하려 합니다.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 방문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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